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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부동산

레고랜드 부도 막기 위한 50조+@ 유동성 공급. 부동산, 주식시장에 미칠 여파 분석

by 땔나무 202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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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한 번에 0.75%p씩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밥먹듯이 하는데도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속해서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기축통화만 믿고 초저금리에 양적완화로 돈뿌리기를 했던 후폭풍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얼마 전 영국 총리가 금융시장 혼란의 책임을 지고 44일 만에 사임한 사건, 중국의 부동산 버블 논란까지 한 나라가 삐끗하면 전세계가 휘청일만큼 위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지방부터 서울 강남까지 부동산이 폭락하고 코스피 지수가 2천에 가깝게 붙을만큼 주식시장도 안좋은 상황입니다. 여기서 큰 악재가 하나 더 터지고 말았는데요. 바로 레고랜드 부도 임박입니다.

 

레고랜드 부도, PF, 채권 다 무슨 뜻일까?

레고랜드 홍보 사진
개발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고 결국 문제가 터진 레고랜드 (자료: 레고랜드)

레고랜드 부도 논란은 다소 복잡한 사건인데요. 최대한 간략하게 요약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일단 계속해서 언급되는 PF의 뜻은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을 위해 자금을 조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특히 큰 금액의 대출은 부동산, 주식 등 자산을 담보로 이루어지지만, PF는 사업의 경제성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대출입니다.

 

강원랜드는 중도개발공사(GJC)가 PF 조성을 위해 2,050억원의 어음을 받고, 레고랜드가 설치되는 강원도가 보증을 서게 되는데요. 문제는 중도개발공사가 이 어음을 상환하지 못했는데,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대신 돈을 갚지 않고 중도개발공사의 회생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한겁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난 보증은 섰지만 돈은 못갚겠고 법대로 하자."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지기 쉬운 상황이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가 보증했으므로 아주 안전한 사업이라고 믿고 레고랜드에 투자한 것인데, 강원도지사가 직접 보증을 못하겠다고 하니 시장이 엄청난 혼란에 빠졌습니다. 결국 사상 최초로 지자체가 보증한 어음이 부도가 나버립니다.

 

이 사건으로 모든 PF 상품의 신뢰도가 같이 떨어지면서 자금경색이 시작됩니다. 마치 대기업 한 곳이 부도가 나면 경제불황이라는 위기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과 같습니다. 또는 '부동산 불패'라고 여겨지는 강남 부동산이 크게 하락하면, 강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은 무조건 나쁜것은 아닙니다. 애플 같이 세계적인 기업도 대출을 활용해서 사업을 합니다. 그런데 강원랜드 부도 위험으로 전체 PF 시장의 돈줄이 막히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각종 건설사, 증권사, 보험사, 저축은행, 일반기업까지 연쇄적으로 부도를 맞으며 큰 경제위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50조 이상 규모의 유동성 공급 계획 발표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참석자들만 봐도 얼마나 심각한 회의인지 알 수 있는데요.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단기 금융시장의 불안과 유동성 경색을 막기 위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을 시행하겠다."라고 발표했다고 하는데요. 채권시장안정펀드 20조원, 회사채 및 기업어음 매입 16조원, 주택 사업자 보증지원 10조원, 증권사 지원 3조원 등 총합 50조원 이상이라고 합니다.

 

50조+@ 유동성 공급이 자산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2023년 우리나라 예산안 639조원을 안내하는 도해
2023년 우리나라 예산안은 639조원

이러나 저러나 결론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되게 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2023년 예산(안)은 639조원이니, 50조원은 1년 국가 예산의 7.8% 수준입니다. 유동성 공급은 성격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다르긴 하겠으나, 일반적으로 자산 가격의 상승을 불러오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합니다. 요즘과 같이 이미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에서 물가가 더욱 폭등할 위험이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인 유동성 폭증의 시기를 떠올려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자고나면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코스피가 3천 포인트를 넘겼으며, 미국주식을 안사면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50조로 이 정도 파급력이 있진 않겠지만, 무시할 수는 없는 수준입니다.

 

환율 상승 우려도 큽니다. 코로나19 시기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적인 유동성 공급이 문제였으나, 이번에는 우리나라만 유동성 공급이 크게 증가합니다. 그렇다면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는, 원달러 환율 상승의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미국보다 0.25% 낮은 상황입니다. 지금도 1,400원을 넘어서 '미친 환율' 소리가 나오는 마당인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상당히 걱정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다만,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이번 조치가 미시적인 것이며, 거시 통화정책 운영의 전제조건은 변경되지 않았다는 단서를 덧붙였다고 하는데요. 한마디로 지금 상황이 금리 인상을 비롯한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디서 어떤 사고가 터질지 매일 걱정되는 경제상황. 이번 50조+@ 유동성 공급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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