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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의 화장법 - 인간 내면에 숨겨진 적의 실체 적의 화장법 -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문학세계사 제목부터가 특이하다 싶었다. '적의 화장법'이 뭐지? '적(敵)이 화장하는 방법'이라는 뜻인가? 제목과 마찬가지로 그 내용 역시 식상함에서 한참 벗어나 있었다. 비행기가 지연되어 공항에서 대기중인 제롬에게 다가와 끊임없이 귀찮게 말을 거는 텍셀이라는 남자. 두 남자는 상반된 태도로 어찌보면 싸우듯이 대화를 주고 받기 시작하고 텍셀의 괴이한 이야기는 점점 충격을 더해간다. 소설의 대부분은 오로지 아무런 수식어가 붙지 않는 두 남자의 대화만으로 이루어져 있고 문체에 독특한 흡입력이 있어 빠르게 읽힌다. 제롬은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텍셀의 행동과 생각들에 충격을 받지만 그가 그토록 부정하고 싶어하는 그 행동과 생각들이 사실은 자신 속에 .. 2010. 5. 8.
[문학]폭풍의 언덕 - 광기와 격정으로 점철된 사랑의 비극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종길 옮김/민음사 "만약 모든 것이 없어져도 그만 남는다면 나는 역시 살아갈 거야. 그러나 모든 것이 남고 그가 없어진다면 이 우주는 아주 서먹해질 거야. 나는 그 일부분으로 생각되지도 않을 거야. 린튼에 대한 내 사랑은 숲의 잎사귀와 같아. 겨울이 돼서 나무의 모습이 달라지듯이 세월이 흐르면 그것도 달라지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어. 그러나 히스클리프에 대한 애정은 땅 밑에 있는 영원한 바위와 같아. 눈에 보이는 기쁨의 근원은 아니더라도 없어서는 안되는 거야.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까지나, 언제나 내 마음 속에 있어. 나 자신이 반드시 나의 기쁨이 아닌 것처럼 그도 그저 기쁨으로서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서 내 마음 속에 있는 거야. 그러니 다.. 2010. 4. 16.
[인문]불안 - 우리는 왜 불안해하는가 불안 -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이레 우리는 왜 불안해하는가. 불안은 비생산적이기만 한 감정인가? 알랭 드 보통은 우리가 불안을 느끼는 원인을 밝히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는데 저자가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또는 알지는 못하더라도 느끼고는 있지만-인정하기 싫어하는 불안에 대한 생각들까지 천천히 끄집어내어 명료하게 이해시켜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리의 일상적인 감정인 불안에 대한 이야기는 공감하게 하는 것을 넘어서 위로가 되기도 했다. 흔히 대부분의 책들이 문제를 분석하는데서 그치는데 반해 알랭 드 보통은 나름대로의 해결책마저 제시하고 있다. 그 시도 자체는 좋았지만 내용이 갈수록 주제를 벗어나 일관성없이 흘러가는 것이 느껴져 지루했다. 차라리 분량을 훨씬 압축하거나.. 2010. 4. 15.
[역사]종횡무진 서양사 -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서양 통사 종횡무진 서양사 - 남경태 지음/그린비 약 세계2차대전까지의 서양 통사를 씨앗이 열매를 맺는 과정에 비유해 구어체로 써낸 책이다. 저자의 의도대로 지엽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고 서양사 전체의 흐름을 그려내는데 주목했으며 구어체로 쓰여있어 지루함이 덜하다. 서양사에 대해 문외한이 사람이 읽어도 될 정도로 이해하기 쉬우나 너무 가볍지도 않다. 중립성을 표방하는 역사서에 비해서는 작가의 주관이 강하게 개입된 편이다. 다만 지도, 도표, 그림 등 시각적인 자료의 활용이 적극적이지 못한 점이 아쉽다. 위의 책은 현재 절판된 상태이며 신간에는 이러한 점이 잘 반영됐는지 잘 모르겠다. 2010.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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