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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가운데 - 루이제 린저 지음, 박찬일 옮김/민음사 |
책을 읽어갈수록 깊이 빠져들었지만 빨리 책장을 넘길 수는 없었다. 나와는 너무도 다른 니나의 삶이 계속해서 내 삶을 반추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니나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살아가며 그에 위배되는 일에는 과감히 저항하고 당당히 목소리를 높인다. 기성 사회의 편견에서부터 나치의 야만적인 폭력에까지 그녀의 의지는 굽힐 줄을 모른다. 위기와 고난에 무릎꿇지 않고 그에 맞서 싸우며 넘어서는 가운데 그녀의 정신은 성장하고 영혼은 더욱 성숙한다. 인간은 위기 앞에서 주저앉지 않고 그에 맞서 싸우고 그것을 넘어서는 고통을 통해서만 새로 태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니나는 단순히 스스로를 고난 속에 던진 것이 아니라 위대한 정신으로 무장하고 물러서지 않았을 뿐이다. 그것은 삶에 대한 회의가 아니라 오히려 삶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로도 나치에 맞서 싸우다 사형 선고를 받았을만큼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기를 주저하지 않은 작가의 삶이이 반영되어 있다. 그에 비해 삶의 위기 앞에서 우회하거나 뒷걸임칠 줄만 알았던 나의 삶이 너무나 초라해보였다.
슈타인의 다소 우울한 편지와 전쟁의 긴장감속에 연이어 역경과 고난에 부딪히는 니나의 삶이 보여준다. 하지만 니나는 삶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는다. 굽힐줄 모르는 정신을 통해 오히려 삶에 대한 생생한 의지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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